귀공자(The Childe, 2023) 스포일러 및 개인 해석 주의 1 그래. 역시 죽어야겠다. 제로 코크의 플라스틱 스트로우를 씹으며 남자는 다시 다짐했다. 이유는 터무니없다. 죽음을 직감하고 모든 것을 정리했더니 모든 것이 끝난 후 돌아본 빈 자리가 너무나도 크고 공허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그런 것들이 싫었다. 무용한 것, 무의미한 것, 무난한 것, 무...
리네이밍 https://youtu.be/Sin4PK3lL5o Nerd Connection - Bamboo Forest 한 번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철 없던 중학생 시절에야 괜한 것에 화내고 또 울면서 죽고 싶다고 한 적이 빈번했지, 하지만 그마저도 고등학교 진학 이후로는 한번도 입 밖으로도 머릿속으로도 꺼내본 적이 없다. 각박하고 메마...
* 드림에 가까운, 이름 없는 1차와 반도 서대위(서상훈) 연성입니다. Salva Nos 1. 식량을 쪼개고, 빗물을 받아 불 꺼진 냉장고에 담는 것도 지겨웠다. 그래서 나는 죽기로 결심했다. 어려운 방법은 아니었다. 이 안에 갇혀 한 발짝도 나가지 않으면 언젠가 죽을 것이다. 의식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는 것들이 되느니 이정도면 호상이지. 연기가 피어오르는...
나는 국적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병사다 나는 7월의 클라이맥스를 안다 나는 7월에 태어났기 때문에 7월의 음악들을 들으면서 죽어갈 것이다 내 유서는 7월 위에 쓴 나라는 시 한 줄뿐이다 내가 죽으면 세상의 7월은 수장될 것이다¹ "미쳤어?" "안 미친 게 이상하죠." 상훈이 웃으며 잔을 비웠다. 정석 씨는 왜 여기서 술을 안 마셔요? 맨정신으로 버티는 ...
"박리환." "으응." "그만 좀 울어." 그 말에 리환이 허엉, 울음소리를 내며 어깨를 늘어트렸다. 한숨을 쉰 석우가 손에 들고 있던 우유곽을 뜯어 빨대를 꽂아 내밀었다. 리환이 좋아하는 민트초코맛 우유였다. 처음 울기 시작할 때 석우가 쥐여주었던 티슈가 반 정도 줄었다. 티슈를 무릎 위에 올려놓은 리환이 우유팩을 받아들고 쪽 빨아 한 모금을 마셨다. 히...
https://youtu.be/N66__4utiXo BGM: 광해, 왕이 된 남자 OST - 어디로 가시옵니까 1. 나를 죽이고 누이를 살릴 것인가. 누이를 살리고 나를 죽일 것인가. 제 아무리 전쟁터라 하여도 다행히 오늘 밤마저 괴롭고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전쟁터의 밤은 하늘의 별보다도 더욱 많은 횃불이 그득한 것이 일상이었으나 승기를 확실히 잡은 신의 ...
https://youtu.be/lZiNtbgm9oM BGM: Radiohead - Creep 밖에는 어느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까만 하늘 위에 먼지처럼 흩날리는 눈발을 보며 리환은 천천히 긴 한숨을 그 위에 내뱉었고, 물통 속 물감처럼 자연스레 퍼져 가는 흰 입김을 바라보며 한동안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다. 랜덤 재생으로 돌려놓은 뮤직 플레이어...
https://youtu.be/DGCjFB_mL6U BGM: 가을방학 -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야! 너 거기 안 서, 이 새끼야!" 처음엔 누군가 핸드폰으로 영화를 보다 이어폰이 빠졌나, 싶었다. 마트에서 듣기에는 너무 이질적인 소음이고 큰 외침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생생한 목소리였는데. 여느 때처럼 행아의 라디오를 들으며 카트를 끌던...
https://youtu.be/slweT5nb0gQ BGM: Juniel - illa illa 2017, 겨울.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너는 그리도 아름다웠다. 때로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처럼 감정의 격류에 휘말렸다.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저며올 만큼 절절하게 너를 느꼈다. 눈 앞의 세계가 오롯이 너 하나로 가득했고, 숨이 멎을 것처럼 너 하나만을 그...
https://youtu.be/DGCjFB_mL6U BGM: 가을방학 -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선생님." "선생님 바쁜데, 리환아." "안 바쁜거 다 아는데…." "야자시간에 교무실에서 노닥거린다고 감독쌤한테 다 이른다." "아, 진짜아. 저 정말 선생님하고 상담하고 싶은 거 있어서 그래요. 네?" "황금같은 야자를 빼먹고 교무실에 찾아올 만큼 ...
https://youtu.be/rf5pVEU_qoU BGM: Lasse Lindh - Hush 나는 아주 잠시 당신의 곁을 지켰을 뿐이다. 당신이 살아온 구백여년의 시간 중 내가 차지하는 시간적 비중은 아주 작고 비좁을 테지만, 나는 당신의 시간축 안 아주 작은 틈에라도 내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우리는 평행선도, 교차하는 선도 되지 못하였...
박리환. 나는 길고 가는 당신의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흩어지는 새벽 별빛을 사랑했고, 손 틈새에 가려져 드리우는 당신 얼굴의 그림자를 사랑했다. 나란히 누워 별을 잡으려 손을 뻗는 박리환의 손에 깍지를 끼면 나는 세상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노라 자신할 수 있었다. 새벽 창문을 넘겨다 보며 문득 나는 그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암청색의 짙푸른 밤 하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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